감정의 바다에 빠져버린 하루

오늘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감정의 바다에 빠져버린 하루였다. 일어나서부터 감정의 파도에 휩쓸려 사소한 일에도 겉잡을 수 없는 감정들이 번뜩이며 나를 휘감았다. 눈을 떴을 때부터 마음속엔 뭔가 버럭거리는 불안감이 휘몰아치고, 어딘가에 남겨둔 듯한 깊은 그리움이 스며들었다.

오늘은 일상적인 일들도 내 마음이 흔들려 왜일까 싶을 정도로 크게 다가왔다. 회사에서도 평소에 차분한 내가 감정의 바다에 빠져버려 허둥대며 일을 처리했다. 동료들과의 대화도 소홀히 하고, 업무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채 오히려 계속해서 내 내면에 찾아올 침묵과 무기력함이 내 마음을 더욱 두드렸다.

퇴근길에도 감정의 파도는 소용돌이쳐 나를 더욱 휩쓸었다. 텅 빈 버스 안에서 어깨를 축 쳐올리고 집으로 향했지만, 숨가쁜 집안에 들어서자 마음은 여전히 답답했다. 외로움과 후회, 미련과 상실감이 점점 커져가며 육체적으로도 피곤했지만, 이러한 감정을 피하려고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.

저녁을 먹으며 비워져 가는 내 마음을 채우고 싶어 몇 잔의 맥주를 마시고 나니, 퇴근길에 느꼈던 불안함과 피로는 조금씩 사라지는 듯했다. 그러나 술로 마음을 가릴 수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. 그저 잠시 동안 감정의 바다에서 벗어나기 위한 휴식이었을 뿐이었다. 하지만 그것조차도 내게는 소중한 일이었다.

하루가 저물어가면서 마음의 바람은 조금씩 가라앉아갔다. 여전히 감정의 바다에 빠져 있지만, 그 파도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. 지금은 이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.

감정의 바다에 빠져버린 하루였다. 이렇게 긴 하루가 끝나면 내일은 또 어떤 감정의 바다에 빠져 있을지 모르겠다. 그리고 매일매일은 감정들과의 싸움이며 이기기 위한 과정이지만, 그 속에서 존재하는 나의 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또 다른 성장과 발전의 기회이기도 하다. 그래서 나는 이 감정들과 어울려 살아가기로 했다.